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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일차, 알고리즘이 지배할 세상

 

4개월정도 공들여 쓰던 내 블로그가 갑자기 이용정지 되었다. 알고리즘이 광고성 게시물을 발견해 블로그를 일시 차단한다고 한다. 내가 읽은 "생각수업" 책을 강추한다고 올렸을 뿐이였다. 알고리즘이 한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해제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2달이 지난 지금까지 내블로그는 폐쇄상태이다. 일단 네이버에 있는 사람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 무조건 이메일로 연락해야 한다. 대체 해제 사유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얘기를 해도 그냥 씹는다. 기다릴수밖에 없다. 몇차례 메일을 보냈으나, 다른 주제에 관한 것은 답을 하지만 이 항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화가 난다. 하지만 답이 온다고 해도 무엇을 말할지 알고있다. "알고리즘이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폐쇄 사유에 대해서는 내부 정책이기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라고 말이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아무도 모르는 알고리즘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친절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이 훨씬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이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추천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알고 있다는 사실에 자주 놀란다. 산업화되기 이전 가장 권위있는 자는 신이였다. 신의 말을 담은 경전들을 무조건 믿고 따랐다. 어떤 자연현상과 불행도 신이 계획한 일부라고 생각하는 세계관이 지배했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한 이후 많은 현상들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부터 인간은 신의 존재를 절대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위대한 인간이 되었다.

 

인간은 나 스스로가 나를 가장 잘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자유주의 시대를 이끌어간 헤게모니였다. 나의 경험과 정제된 감정을 통해 결정한 나의 자유의지가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나"인 유권자와 소비자가 선택한 정치적이며 경제적인 결정이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잘 알기 위한 책이나 컨텐츠가 인기이다. 그만큼 모든 중심이 의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보다 더 많이 알며 똑똑하기까지 한 무언가가 새로이 등장한다면 자유의지에 관한 권위는 유지될 수 있을까? 

 

지능만 우수할 뿐 생각이 없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세계를 지배할 수 없을까? 초지능을 탑재한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은 의사결정을 더욱 합리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몇번 거친다. 이후 똑똑한 인공지능이 제시한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후부터 인공지능에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권위가 부여될 것이다. 의식적인 사고가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의식이 없기 때문에 인간이 미리 입력한 방향에 맞춰서만 작동한다. 스스로 그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알고리즘이 만들어 낼 윤리적 문제나 편견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문제일 뿐이다. 우리 인간은 인공지능이 작동해야 할 방향을 설정할 임무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이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아직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의식이 존재하는 인공지능은 개발되지 않았다. 인간보다 훨씬 똑똑하고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돕고 있을 뿐이다. 인간만이 우수하고 전지전능했던 시절은 가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와 발걸음을 맞추며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지배할 세계가 오고 있다.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오늘 글쓰기는 처음으로 구성을 먼저 하고 시작하였다. 어제 느꼈던 "기자의 글쓰기"에서 생각나는 내용들은 최대한 써보려고 노력하였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쓴 글중 가장 글같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퇴고를 하지못했지만 정말 퇴고를 하면 좀 더 좋은 구성과 글이 될 희망이 보인다.

 

오늘 글을 쓰면서 의식적으로 했던 일들을 몇개 복기해보고자 한다.

"문장을 짧게 쓴다"

"말로 하듯이 쓴다"

"리듬감을 살려가면서 글의 배열을 바꾼다"

"의"와 "것"을 쓰지 않는다

"주장을 줄이고 팩트만 나열한다"

 

이 간단한 내용만 지켜도 글이 훨씬 풍성해지고 짜임새 있어졌다.

 

읽고 또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