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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차, 마지막) 전통은 보호되어야 하는가?

드디어 하버드 생각수업의 마지막 페이지이다.

25개의 주제이긴 하였지만, 사실 중복된 질문이 많아 내가 원하는 주제만을 취사선택하기는 했지만 약 15강 정도 이 책을 지식삼아 글쓰기를 시작한지 20여일이 지났다.

 

처음에 막막하기만 했던 질문들이, 이제는 어느정도 나의 생각 체계도를 채워주었고 사고하는 방법과 지식들을 채워준 느낌이다. 정말 글쓰기를 하면서, 생각의 재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이 생각수업에 대해 칭찬하다가.. 블로그가 저품질로 걸려 정지되었는데 풀 방법이 없어 너무 답답하다.^^; 너무 추천을 많이 했나보다....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일단 블로그는 잊기로 하자

 

깊이있는 생각을 하려면 결국 내 안에 재료를 채워야 한다.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글쓰기를 하려해도, 아무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고, 생각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렇게 나의 생각을 채워줄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야 결국 그것이 나의 힘이며, 글쓰기의 출발점이 되는 것 같다. 

 

하버드 생각수업책을 통해, 생각을 하는 법, 생각을 표현하는 법, 나만의 생각을 갖는 법 들을 배웠다. 글쓰기의 스킬적인 부분보다는 생각을 해보고, 그것을 머리속에서 꺼내어서 아무말이나 적어보고, 그러면서 나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쓴 많은 글들이 훌륭하지 않다. 아니, 아직 굉장히 초보적인 글들에 불과하다. 머리속에 뒤엉켜 있는 데, 그곳에서 가까스로 무언가를 쓰기 위해 꺼내었고 보여준 것일 뿐이다.

 

이런 내가 3년 후에, 글쓰기를 더이상 힘들어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할 뿐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글쓰기를 정말 싫어하는 학생이었던 것같다. 그 이전에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늘 피하기만 했던 글쓰기가, 나의 발목을 이렇게 잡을 줄이야

나의 생각을 간단 명료하게 한줄로 요약하는 힘, 이것이 이토록 필요한 능력인지는 감히 상상도 못했었다.

 

어쨋든, 마지막 생각수업 글쓰기를 완료하고 내일부터는, 또 다른 책으로 글쓰기 연습을 시작해 보려한다.

이제는 생각을 좀 정리했으니, 문장과 문단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연습을 해볼 차례일듯 싶다.

 

전통은 보호되어야 하는가?

 

한 민족이나 국가의 선조들이 살아온 삶을 녹여내는 전통, 문화마다 존재하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이런 전통을 보호해야 한다고 흔히 들어왔다. 전통을 잃는 것은 그 구성원들의 문화적 동질성을 상실하게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탈춤과 한복을 보면서 우리의 전통을 생각하고, 우리의 뿌리를 생각한다. 해외에서 '아리랑'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면 괜히 향수에 잠기게 되듯, 같은 문화권의 민족들을 묶는 굉장히 의미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이런 전통을 지키는 것에서는 '돈'이 필요하다. 전통을 계승할 사람, 보존할 사람 모두 기본적인 경제 활동은 영위를 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사람들이 관심이 없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결국 수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현대인에게는 너무나도 재밌는 여가생활이 많다. 그런데, 과거의 유물처럼 보이는 탈춤을 배우라 하면, 과연 누가 선뜻 나설까? 그래서 누군가는 지켜야 하지만, 그다지 흥미는 없는 부류의 전통유산들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어 가고 있다.

 

물론, 훌륭하게도 현대적 관점에서 재 해석해 자생능력이 있는 전통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우리는 종종 무형문화재 부분의 계승자를 찾지 못해, 더이상 명맥을 유지 할 수 없다는 신문 기사도 많이 접한다. 예산 지원을 받아도, 지켜나갈 사람이 없는 현실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는, 전통 그자체가 현대인에게는 전혀 재미있는 대상이 아닌 그저 지켜야할 의무일 뿐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나 접할 수 있는 머나먼 존재랄까.

 

그래서, 이렇게 민간의 영역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전통문화 유산들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해 전통 문화를 지키기 위해 앞장설 수 밖에 없다. 비판론자들은, 자생적으로 살아남지 못하는 유산들을 왜 지켜야 하는지, 예산의 낭비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저 경제논리로만 모든것을 따지자면 성공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우리의 옛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녹여져 있는 우리 민족의 예술결과물을 단지, 지금 현재의 시각으로 비판하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와 자극적인 매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우리의 모습과 취향이 생긴것은 비로소 50년이 되지 않는다. 우리 현대인의 눈으로 전통을 바라보기엔 그 시간은 너무나도 짦다. 시대를 거쳐 전수되고, 사랑받아온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 눈에 마땅치 않더라도. 우리는 그래서 국가나 지자체가 예산으로 이런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것을 반드시 지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전통문화를 지키는데, 노인 세대가 앞장설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이 충분하여야 한다. 노인층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고, 전통문화에 익숙하다. 이런 노인들에게 전통문화를 계승 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지원을 하게 되면 일석 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보낼 곳이 없는 무료한 노인들에게 일거리와, 여가생활, 그리고 의지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완벽한 지원계층이다. 우리 주변의 주민센터의 문화프로그램에 더 많은 전통 강좌를 편성해, 전국 어디에서든 소멸되어가는 문화 유산을 지키고 계승하고 발전시킬 사람들을 많이 찾는데 예산이 더 집중 되었으면 좋겠다. 전통과 문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록 더 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