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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100일918) 이별 그리고 인연,

테티스민 2025. 6. 12. 08:27

인생을 살아가는데 마음이 맞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것, 이만큼 귀하고 값진 일이 있을까.

가끔 멍하니 시간을 보낼때면 10년후, 20년 후 내 미래를 생각해본다.

 

아이는 자기의 길을 걷고 있을테고 남편과 나는 회사에 올인된 삶을 아직은 살고있겠지

부모님은 많이 연로해지셔서 이제 아이에 대한 보살핌이 끝날 때쯤 부모님을 보살피는 삶을 살기 시작하겠지.

 

그러다 또 정신없이 퇴직하고 나면 그 부모님 조차 주변에 안계실 수 있게 되겠지..

 

그땐 정말 철저하게 나와 고독의 싸움의 시간.

배우자와의 시간

 

그러다 또 배우자가 떠나는 날에는 혼자만의 고독한 노후가 기다리는 삶을 살테지

 

 

그렇게 보면, 인생의 단계마다 늘 혼자이기 보다 누구보다 가족과 함께였기에

홀로 있는 외로움, 또 혼자의 시간은 많이 없었을테지

그때 지금은 소홀한 나의 주변인간관계를 돌이켜 보며 소통을 시작하겠지.

 

20대의 나는, 외로워서 친구들을 찾는 아이였다.

 

집에 있는 것이 여간 답답하고 힘들었다.

좁은 집, 늘 잔소리하는 할머니(그치만 보고싶다), 누구라도 나가서 만나고 싶었다.

 

카카오톡도 없던 시절, 문자로 친구들을 여럿이 모으고 날짜를 모아서 전달하고

이렇게 몇개의 모임을 지금까지 이어왔다. 아마 그들에게도나같은 친구가 없었다면

모임이 오래오래 지속되지 못했으리라.

 

내 20대, 지독히도 외로웠던 시간이었나보다.

누군가와의 유대를 끔찍히도 원했고

연결을 원했고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가길 원했고

 

그러다 잘못된 결정을 해서 내 인생 몇년을 송두리째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이지만

 

어쨋든 그때의 나는 그렇게 외롭고 힘들었었나보다.

 

 

부모와의 유대, 그저 키운다고만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 부모와 함께 보낸 시간, 질, 대화 그 모든 것들이 쌓여서 성인 이후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청소년기에 제대로된 대화한번

속에 있는 얘기한번 하지 못했떤 자녀가

갑자기 성인이 되어 짜짠~ 하고 좋은 자녀로 변하지 않는다.

 

공부하라는 말은 한번 덜해도

힘든일 없니? 오늘 하루는 어떤 일이 있었니? 이렇게 이야기하며

소중한 대화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지금 내가 부모님과의 연락이 어색하듯,

내 형제자매 모두 그런것을 보면 

정말 아이는 낳고 키우고 정신적으로 지원한다고

그 아이가 평생 정서적인 나의 지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후에도, 아이와의 소중한 연을 지금과 똑같이 이어질 것이다.

내가 하는 만큼, 내가 보여준 만큼

그 아이도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책임질수 있는 내 그릇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만

아이를 책임지고키워야한다.

 

 

그저 나아만 놓고 남의 손에 키우는 것은 그냥 나에게 훗날 효도를 할 보험을 드는것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 간절한 외로움과 그리움을  채울 수 있을까.

 

 

그래서 요새, 자녀들과 관계가 유난히 좋은 그런 부모님들이 참으로 부럽다.

매일 전화는 못해도 엄마의 안부가 늘 궁금하고

새로운 일이 있으면 조잘조잘 전화하고

늘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분좋아지는 그런 관계

 

괜히, 전화가 오면 왠일이지? 놀라지 않고

서로 행복하게 일상을 떠들수 있다니.

새삼 부럽고 놀랍다.

 

내게 만약 그런 엄마가 있었다면

아마 우리 형제자매 모두 이렇게 정서적으로 결핍된 삶을 살고있지 않았으리라 확신한다.

 

우리는 부족하진 않았지만

뭔가 그 결핍속에서 

배우자를 찾을때도

감정적으로 기댈 수있는 그런 사람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나의 힘듬을 터놓고, 나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

그러다 보니 그 세속적인 기준을 맞출 수는 없었지만

상대를 만남에 있어 이상한 결핍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온전히 그들에게 정서적으로 기대어버렸다.

마치 메시아가 와서 나를 구해준 듯이.

 

 

누구나 세상에서 온전히 나만을 바라봐주는 사람이 한명 필요한 법인데

그게 부모에게 충족되지 못했을 경우, 대개 그 모습을 배우자에게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결손가정의 아이들은 어린나이에 믿음직스러운 동네 오빠에게 빠져 의지하고 아이까지 낳지만

그 동네오빠 역시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는 사람이라, 끝까지 책임지지못하고 결국 버림받는 이야기를 많이 보지 않는가.

 

인간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가 바로 부모가 되어야

아이가 순간순간마다 불필요한 감정으로 불필요한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 없을테다.

 

 

그럼, 온전히 내 손으로 이루어지는 선택

친구는 어떻게 사귀어야 할까

 

친구는 사실 이런 결핍을 채우려기 보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 인생을 즐길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다.

 

매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 있어야 새로운 체험도 해보고, 더 재밌는 시간을 보낸다.

부모와 가족이 해주지 못하는 빈자리를 친구만이 채울 수 있을 떄가 더 많다.

 

나의 인스타 친구는 고작 30명에 불과하다.

 

쓸데없는 인연들은 다 쳐내고, 그저 지금은 바빠서 연락도 못하지만

서로의 안부가 궁금한 그런 친구들만 남았다.

 

내가 무엇을 해도 진심으로 날 응원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친구들만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어떠한 글을 올려도 그들이 지지해주고 사랑해준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는내가 친구에게 다가가기보다

나에게 다가와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억지로 만들어낸 인연은 내 스스로도 버겁다.

나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와, 서로를 느끼고 친구가 되기로 한 사람들.

나는 그런 인연이 더 소중하고 좋다.

나를 알아봐주는 그런 사람들.

 

하지만, 인간관계가 늘 그렇게 형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다가가지 않으면 새로운 인간관계 하나 만드는 ㄱ것 또한 정말 쉽지 않은데.

그래도 나는, 내가 만드는 인간관계는

정말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만 이어나갔던 것 같다.

 

회사에서도 어떤 일이 있어도 나의 편이 되어줄 사람들에게만

마음을 주고,

나를 어떻게든 비난하거나 헐뜯을수있는 대상은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렇게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었나보다.

 

그래서,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도

그저 인간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으로 한정되어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시한번 확실히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 많은 시간 우리가 함께 골프를 치며 라운딩을 했어도,

서로 이야기할 대화내용이 없어도

 

우리는 단 한번도 다른 사람에 대해 얘기하거나 헐뜯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갖고 있는 강력한 믿음이었다.

 

내 얘기를 어디가서 하지 않을 사람.

정말 믿어도 되는 사람.

인생 친구.

 

이번에 다시한번 증명해줬다..

 

우리는 누군가가 상대방을 공격해도 그 믿음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내가 아는 A를 욕하는 사람, 그사람이 더 문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처럼 건전하게 우정을 쌓는 사람도 있지만

상대방과 친해지기 위해 다른사람의 소문, 험담부터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특히 피상적인 학부모 모임같은 곳에서 더 그렇다.

하지만 정말 위험하다.

 

나와 같은 편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에 대한 어떤 소문,ㅇ ㅓ떤 평가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정말 사소한 평가, 언급 조차 돌고 돌아

내가 그 사람을 욕한 나쁜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새롭게 만든 인간관계는 그 사정이 확인되기 까지 절대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라.

그리고 그 확신이 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집중하라.

그리고 평생의 동반자로 만들자.

 

이번 사건을 통해 절실히 느낀 바이다.

 

또하나의 새로운 인연이 이제 떠났지만

그래도 그녀를 또 인생의 동반자로 얻게 되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