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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차, 진실함만으로는 권력을 잡을 수 없다.

테티스민 2024. 11. 15. 17:47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인간은 진실을 좇지 않는다. 아니 진실이 중요하지 않다. 나를 따라줄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거짓도 필요하다. 당신은 샌님같은 철학주의자를 따르는가? 아니면 가끔 뻥도 치지만, 나를 따르라! 며 박력있게 밀어부치는 사람을 좋아하는가?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원칙만 고수하는 융통성없는 진실주의자보다는 허점도 있어보이고, 뻥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말잘하고 매력있는 사람을 더 좋아할거다. 우리는 그런 매력있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유발하라리는 전작에서부터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허구를 창조했기 때문이라고 누누히 말했다. 인간은 이 허구를 만들며, 서로 힘을 합쳐 협력했기 때문에 지배종이 될 수있었다는 주장이었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신화를 많이 접하며 살아왔다. 단군신화, 박혁거세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이 모든 신화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테다. 하지만 우리는 위대한 조상을 마치 신으로 표현하고 그들에게 영험한 힘을 부여한 신화를 내리 전수하며 살아왔다. 가짜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는 이 신화를 중심으로 뭉쳐 같은 문화를 공유한 민족을 이어왔다. 

 

우리가 학창시절 내내 배워왔던 역사와 민족, 우리 공동체 대한민국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나라, 자랑스러운 민족이라는 자부심으로 애국심을 발휘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민족 역시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우리 기억속에 있는 10년전 사건, 7년전 대통령이 탄핵되었던 사건들을 생각해보자. 지지하는 관점에 따라, 알고 있는 사실차이에 따라 우리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역사적 사건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해 누가 기록을 했느냐에 따라 우리 후대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날 사건은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 결국 당시 지배층, 역사를 기록하고 더 많이 전파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생각에 따라 후손에게 평가를 받게 될 따름이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하는 단어는 사실 Fact라고 불리는 실체적 사실과는 다른 단어이다. 탄핵되었다. 라는 팩트는 있다. 하지만 이 탄핵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입맛에 맞게 각색될 뿐이다. 어떤 사실에 대한 관점을 입혀 얼마든지 진실로 둔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진실을 믿는자들을 더 많이 모은다. 처음에는 몇백명 정도에서 시작하지만, 이 진실을 백만명 사람이 믿게끔 하는데만 성공한다면 종교적 신념으로 바뀌는 것 처럼 말이다. 아마 지금 그 탄핵 사건이 다시 일어났다면, 백만명이 동조하기 전에 적극 대응해서 그 고리를 끊이버렸을 것이다. 그땐 사람들이 알아서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응했던 시대이니 말이다.

 

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믿음을 가지고 같은 이상향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 힘을 원하다. 그 힘이 바로 허구적 상징이다. 요즘 시대에 트럼프와 푸틴같은 정치적 지도자가 힘을 갖게 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시간에 쫓겨 다 마치지 못하고 마무리한다. 글이 삼천포로 빠진듯한 느낌이다.

조금더 정리를 나중에 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