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69일차, 무지한 인간 무지한 권력자

테티스민 2024. 11. 12. 11:37

호모데우스에서 지겹도록 계속 얘기했던 자유주의를 한마디로 정의해보면 "개인은 위대하다. 정치는 유권자가 제일 잘안다. 경제는 소비자가 제일 잘안다" 이다. 그래서 자유주의는 퇴로에 서있다. 저 명제가 진짜인가? 개인은 정말 위대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은 지극히 단편적인 삶을 산다. 우리가 문명이 만들어준 혜택을 충분히 누리며 살지만 우리 개개인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이 모든 혜택은 우리가 분업을 하면서, 인간이 집단으로 힘을 모으면서 가능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인간 개인은 아무것도 모른다. 무지하다. 하지만, 착각하고 있다. 스스로를 그리고 그가 속한 집단이 늘 맞다고. 근거는 없다. 우리편이 하는 말이니 맞는말이다. 한때 OOOO을 들으며 출근하는 직장인을 풍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던 적이 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도 우리편은 늘 옳다고 생각하며 자기편향적 사고만을 확장시켰던 젊은이들을 풍자하는 글이었다. 그 팟캐스트를 듣고 있으면 그들이 하는 말이 다 맞는것 같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들이 말하는 논리를 내 것인냥 무장해서 설파하고 다닌다. 그렇게 내가 지지하는 자들이 하는 말이 내 생각이 되고 마치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왔던 듯 자연스럽게 세뇌된다.

 

인간이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주변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로 채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뭔가 불편하다. 만나지 않는다. 혼자일때도, 내 의견을 강화해주는 뉴스피드만 찾는다. 그리고 계속 한쪽으로만 생각 주머니를 키운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개인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니 유권자가 가장 똑똑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인가? 세상에는 수많은 시간 한분야를 공부해서 전문가가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 분야만큼은 그가 나보다 더 많이 안다. 하지만, 그런 진실따위는 필요없다. 사람들은 내가 멍청하다는 사실을,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 싶지 않다. 내가 갖고 있는 확신만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진실만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30년을 공부한 박사가 이야기하는 진실도 아주 조그만 부분을 생채기 내서 그 진실을 거짓으로 바꿔버리는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참 순진한 주장을 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진실이 거짓을 이깁니다"라는 구호를 볼때마다 역겹다. 세상 이치를 정말 모르는 순진한 어린아이인가 싶다. 진실은 거짓을 이기지 못한다. 진실은 선동을 절대 이기지 못한다. 선동이 시작되면 진실이 바뀐다. 정말 무서운 세상임을 우리는 몇차례 실감하지 않았는가. 아주 조그만 사소한 팩트때문에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천하의 죽일놈이 되어가는 세상. 대체 방구석에서 키보드나 두드리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정치와 경제, 정책에 대해 얼마나 잘 안다고 자신이 주인인냥 행세하는 가에 대한 분노도 치민다.

 

무지한 인간은 집단과 결합될 때 더 큰 힘을 가진다. 주변에 자기 생각을 동조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생각을 더 공고히하기가 어려웠을 테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 주변 사람은 나와 의견이 달라도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서로 합쳐져 그 생각을 더욱 강화하고 절대적으로 믿기 시작한다. 바로 충성심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바꾼다는 것은 이들에게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이탈을 뜻한다. 오랫동안 믿어왔던 믿음이 무너질까봐 더 저항하고 격렬하게 반응한다. 

 

권력자도 무지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간 그 누구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권력을 갖는 다는 사실은 나라를 운영하는 각 분야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든 분야를 잘 알수 없다. 몇십년 한분야만 공부한 석학보다 권력자가 잘 알수없다. 그래서 나라는 여러 전문가가 함께 운영하는 정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권력자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의견을 듣지 않기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한다. 늘 권력자에게는 주변인과 관련된 문제가 존재했다. 옛날 십상시시절부터 현재까지, 늘 권력자 주변인들은 가만있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 아첨하고 왜곡하느라 바쁘다. 그러니, 전문가들이 올리는 진실과 현장이 제대로 전해질리 없다. 또 몇년전 없애버린 정보수집 기능은 더욱더 이런 현상을 왜곡했다.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편견없는 정보들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고, 권력자 주변에서 수집한 정보만을 진실로 믿게 되는 이런 현상은 그로 인해 더 가속화 되었다.

 

하지만, 권력자던 보통 인간이던 무지를 알게 되면 뭐하랴.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면 좀더 겸손해 질 수 있을까? 다른 이가 하는 이야기를 더 잘들을 수있을까? 뭐.. 나만 잘났다고 귀막는 사람보다는 더 좋아보일 수있겠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다. 세상을 살아가는 진짜 이야기를 해줄 수있겠다. 나는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어야겟다는.. 결론에 도다른다. 끝.

 

 

오늘도 결론은 이상했지만, ㅎㅎㅎ

어쨋든 결론은 무지해서 멍청한 인간이 되지 말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늘 남의 의견을 잘 듣자....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였나 보다

 

아.. 일주일전에 사려고했던 미국주식이 폭등해서 이제 못산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재테크에도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