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차, 신을 대체하는 세속주의는 과학적 진실을 기반한다
신을 안믿는 당신은 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걸 믿으시나요? 라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실이요"이다. 기본적으로 무신론자들은 생각이 없거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물질에 대해 믿지 않는 두 종류로 나뉜다 후자는 철저히 과학을 기반한 진실을 따르는 자이다. 이들이 과학적 진실만 믿는 좁은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 현대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세속주의적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종교는 가지고 신은 믿더라도 이는 별개 문제이고, 다른 사회적인 모든 활동은 이러한 세속주의적 관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세속주의는 현대사회와는 때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세속주의자들은 글자 그대로 현대사회에 찌든 사람들이 아니다. 현대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핵심가치를 최선으로 여긴다. "진실,연민,평등,자유,용기,책임"이라는 듣기 좋은 단어는 다 이들을 수식하는 말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관찰과 증거를 기반으로 한 진실을 믿는다. 그리고 신의 목소리에 무조건 복종해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고 살육을 행하는 자가 아닌, 주관을 가지고 상대방의 감정, 느낌, 고통을 세심하게 헤아리며 결정한다. 따라서 맹목적으로 누군가가 지시하는 목소리를 따르는 자보다 더 적은 오류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다양성을 포용한다. 그리고 이런 자세는 세계에 대한 인류애, 의무감으로 확장된다. 이렇게만 듣더라도 정말 이상적이고 훌륭한 인간상 아닌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무지에 대해서도 쉽게 인정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하거나 오류가 있는 상황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를 수정하며 더 발전시킨다. 이런 무지를 인정하는 용기 역시 세상에 절대적인 해답과 진실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에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행하는 모든일에는 우리가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자세가 그 세속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많은 주장들을 더욱 믿음직스럽게 한다.
과거 종교가 행했던 수많은 오류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내가 아닌 다른 자들은 쓸모없는 자이다. 하느님의 자손만이 구원받는다. 신의 뜻이니 가서 정복하라, 그리고 죽여라. 세속주의는 이런 모든 비이성적인 사고들을 떨쳐내고 더욱 이성적이고 현실적이게 인간 삶을 구원했다. 오히려 더 칭찬받아야 마땅한 존재 아닌가. 그렇다고, 세속주의만이 잘났다고 뽐내고 있지도 않다. 세속주의는 위에 열거한 6가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자들을 모두 포용한다. 그들이 어떤 종교와 신을 믿던 중요하지 않다. 사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은 세속주의자이다.
세속주의 관점 중에서도 현대를 이끈 가장 강력한 단어는 단연 "인권"이었다. 인권은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인간의 권리 및 지위와 자격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 수 있게하는 권리로 20세기 모든 사회운동에서 중요시 되었던 개념이다. 평등과 자유를 억압받는 사람들은 이런 세속주의적 가치를 내걸며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바빴다. 하지만 이 개념이 최근에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있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라는 명제를 인간은 모두 자유권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투쟁해야 한다. 라고 말이다. 이는 세속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지나친 논리이다. 인간이 자유권을 갖는 한계는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관용이 무너지고 내가 가진 것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이러한 오류로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인권을 비롯한 많은 권리들이 앞으로도 계속 보장될 수 있을까?
우리가 이렇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현대적 가치들이 21세기에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인간의 권리인 인권은, 이제 사회를 지배하게 될 로봇, AI에 시대에는 대항할 대상이 없어졌다. 인간사이에 평등한 권리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초 지능이 지배하게 될 우리 미래는 어떤 가치가 핵심 가치로 부상하게 될까? 초지능과 인간은 앞으로 어떤 가치를 공유하며 우리가 대항할 수 있게 될까? 지금 인류는 너무나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다. 초지능이 눈앞에 펼쳐진 현실에서, 아직도 비이성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대상에 기대어 우리가 해야할 중요한 판단을 맡길 수는 없다. 아직도 해야할 고민이 너무 많다.
어설프게 글을 계속 써보았다. 결론이 조금 매끄럽지 않은데, 사실 이런 류의 글에 해답은 없다. 늘 글을 쓰며 논설문 처럼 해결방안을 제시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 천재 사상가도 내놓지 못한 해답아닌가, 사실 이 책이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끝나지만 이 역시도 문제제기를 하며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지만을 주고 끝났을 뿐이다. 인간 한명이 찾을 수 있는 대답이 아니라는 것.
결국, 인간이 선택한 나의 리더, 세상을 지배하는 리더가 결정하는 대로 세상은 변할 것이다. 과거 역사에서 한나라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반추해보면 지금 우리 운명도 이 시대를 풍미할 정치가가 결국은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강대강으로 치닫는 세계정세가 몹시 우려된다. 트럼프와 푸틴은 어떤 세계사적 결정을 하게 될까.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갈수 있을까. 모든 일들이 혼란스럽고 생각이 많게 하는 시간들이다.
글쓰기를 거의 7개월째 이어 오고 있다. 예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풀어내는 것이 너무 어려웠는데 이제는 대학 논술 문제를 쭉 한번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책을 다 정리하면 논리학 책을 한권 읽으면서 정리를 다시 해 볼 예정이다. 좋은 책이 너무 많고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해서 너무 아쉽다.
글쓰기로 충만한 3년을 보낼 수 있길 다시한번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