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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일차, 글쓰기에 눈뜨다?

테티스민 2024. 10. 25. 17:47

와 오늘은 글쓰기를 위해 거의 7시간을 돌아돌아 여기까지 왔다.

아침 8시부터 글을 써야지 하다가 결국 7시간이 지나서야 이 페이지를 열다니

내적글쓰기를 시작해보아야겠다.

 

오늘은 새벽부터 큰 고민을 했다. 오늘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 짐을 두고 또 골프 연습을 갔다오면 골프 실력은 늘겠지만 나의 마음은 매우 무거울 것이며, 주말을 또 무겁게 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나를 짖눌렀다.

 

글쓰기를 꼭 해야하는데, 책을 읽어놔야 주말에 부담없이 글쓰기를 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7개월만에 처음으로 나의 계획을 바꾸는 일이 발생하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골프 연습을 가리라 했는데, 오늘은 글쓰기의 압박이 어제부터 나를 내리꽂더니 결국 오늘 나의 계획을 바꾸었다.

이런 날은 처음이었다.

 

글쓰기는 늘 중압감이었으며, 다른 모든 방해되는 것을 없애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지만 할수 있는 것이었다.

뭐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오늘도 돌고 돌아 이제서야 펜대를 잡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늘 일순위였던 운동을 제치고, 글쓰기를 하고 운동을 해야지 라고 결심한 색다른 날이었다.

결국,,,,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아침부터 해야하는 일로 시간을 다 보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해야한다는 생각만으로 거의 2시간을 날렸다.

그리고 스캐너도 안되고 컴퓨터도 내맘대로 안되고 이러다 보니 정말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다 보내버렸다.

이것이 머리속에 있으니 글쓰기와 생각은 진행되지 않았다. 글쓰기를 하기전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중압감을 내려놓고 정말 편안한 상태에서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는듯 하다.

사실 그렇기는 하다. 글쓰기를 하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들이 나를 매우 방해한다. 그래서 글에만 오로지 집중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오늘은 조금 뭔가 한가히 앉아서 생각을 하고 싶은 하루였다. 책도 읽고 싶고, 글 쓸 준비도 하고 싶은 아침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일정을 바꾸었다. 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것일까? 정말 이제 글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님 일상에서 글쓰기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 것일까? 글을 쓰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아주 커진다. 예전에는 그것이 운동이었다면, 이제 우선순위가 살짝 바뀐것은 같다.

 

하지만, 아직 미루는 것은 여전하다. 그것의 원인이 잡일과 잡념이라면 대체 나는 온전한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도 일상의 여유를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걸 보면, 나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리고오늘 다시한번 인생책을 만났다.(올해 만난 인생책이 너무 많다. 모든 책이 주옥같다)

 

원래는 3장 . 자유에 대해 끄적이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느라 오늘의 주제를 바꾸었다.

 

정말. 처음으로 글을 이렇게 써야하는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한 책이었다.

 

"기자의 글쓰기"라는 현직 기자의 글쓰기 책이다.

 

올해만 해도 글쓰기 책을 20권정도 읽었지만, 사실 진짜 글을 써봐야지 하고 느끼게 한책은 그닥 많지 않았다.

(물론 모든책이 굉장히 의미있었다.)

 

하지만, 이책은 한마디로 니가 글을 못쓰는 이유는 이거야!!!!!!! 라고 너무나도 쉽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마치 나의 상사들이 내 옆에서 했던 말을 다시끔 친절하게 해주고 있는 기분.

 

 

정말 많이 들었던 보고서의 정석

 

"쓴 걸 읽으면서 고쳐봐"

"읽는데 자연스러워야 해"

"팩트야? 니 생각이야?"

"근거가 뭐야?"

"다쓰고 30분 후에 다시 읽어"

"그래서 하려는 말이 뭐야?"

"쉽게 써 쉽게"

"갑자기 이얘기는 왜해?"

 

아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그땐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 열심히 썻는데 뭐가 부족한 것일까

수없이 고민하게 만든 질문, 이제는 조금 알겠다.

 

 

나에게는 딱 3달을 같이 일했던 전설과도 같은 상사가 있다. 10년 넘는 회사 생활동안 제대로된 멘토를 만나지 못하다가 3개월의 강렬한 그의 흔적은 나의 회사생활을 통채로 바꾸어 놓을 혁명적인 기억이다. 사실 내가 글쓰기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 받게 된 것도 그때문이였다.

 

그는 어떤 주제를 부여받아도 거침없이 30분만에 개요를 짜고 글의 얼개를 잡는다. 보고서의 신이랄까. 우리 회사에도 보고서의 신들이 많지만, 내가 직접 본 그는 초인간이었다. 

보고서를 처음 쓰라고 했을 때 나는 그 보고서를 5일을 썻다. (10년차가 넘는데..)

그리고도 초안을 완성하지 못해 쩔쩔맸다. 

그리고 그 한페이지를 채우는것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이내용도 썻다 지워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 이주장도 해보고, 결론부터도 써보고

별별 방법을 다 써보았지만 내 머리속은 더 엉망진창이 될 뿐이었다.

그리고 방향조차 맞지 않았다. 그 한번의 강렬한 경험 후 나는 보고서를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아주 강해졌다. 책도 보고, 유튜브도 보며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 방법은 독서였다. 그리고 글쓰기였다.

 

그렇게 나는 2년동안 여기까지 왔다. 그런 나는 지금까지 방법을 모른채 열심히 했다. 그 방법을 찾고 싶어 이 책도 뒤져보고, 저책도 보고 좋은 것들을 다 참고해서 글을 써봐야지 하며 6개월을 연습했다. 그래서 이제 나의 의견과 생각을 끄집어 내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분명히 진전은 있었다. 하지만, 글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보고 강렬한 통찰을 얻었다. 마치 그 상사가 내옆에서 친절하게 그의 마법과도 같은 비법을 전수해 주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그가 30분안에 글을 쓸 준비를 마쳤는지, 그런 수려한 문장들이 1시간만에 초안으로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

 

기자가 쓴 기사글 몇편을 읽으며 그저 감탄사를 연발할 뿐이었다. 그리고 빠져들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정말 실천해보기로. 내가 원하는 것은 인위적인 기술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테크니칼 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이런 자연스러운 논리로 한편의 글을 생동감있게 써내는 것. 이것이 진짜 내가 원하던 글쓰기였다.

 

"이게 니 의견이야? 사실이야" 라는 질문은 나를 늘 미궁으로 몰아넣었다. 아니 보고서가 내 의견을 주장하는 거 아니야? 의견 없는 보고서가 필요해? 라고 생각했던 나는 틀렸다.

어떠한 글이던 모든 글은 사실을 기술해야 한다. 사실을 정확하게 나열함으로써 주장을 강화시켜야 한다. 수식어를 많이 쓴다고, 좋은 주장을 한다고 그 글이 훌륭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팩트를 잘 구성해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나의 주장으로 이끌어 들일 수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냥 내 머리속에서 나오는 생각과 상념,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전에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또 크게 하나를 깨달은 바가 있었다. 너의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라는 말이었는데, 그랬다. 나는 나의 생각을 진짜 팩트인냥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배우자에게도 많이 들었던 말인데, "니 생각이야?" 라는 말이 그렇게 상처가 됬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진실과 나의 생각을 나만의 방식으로 합리화 시켜 마치 진실인냥 말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있었다. 이것이 습관이 되다보니 나의 생각을 잘못 전달하는 의사소통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  단계를 넘어서, 이제는 나의 생활과 글속에서 나의 주장은 없어져야 한다. 오직 팩트만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독자를 감동시켜야 한다. 나의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2. 마법같은 구성의 비결

 

이 책이 또한 강렬했던 이유는, 내게 글을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었다. 글을 쓰는 활동은 철저한 계획이 동반되는 과정이다. 나는 이 과정들을 모두 생략했다. 스스로를 천재라고 믿었는지 그저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다보면 잘쓸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상사의 비밀은 바로 이것이었다. 글도 설계도가 있다.

 

1. 생산방향 결정  - 글의 주제와 소재를 정한다. 보고서의 제목이겠지

2. 재료 수집 - 주제와 소재에 맞는 글 재료 수집하기

     기억, 경험, 책, 신문, 인터뷰, 검색자료 등 주제에 필요한 자료 망라

3. 상품 설계 - 수집한 글 재료를 주제에 맞게 배치, 글을 구성, 기승전결/서-본-결 

          소제목, 단락을 구분해 메모하며 수집한 글 재료 분류

 

4. 재료 수집 - 글쓰기, 설계과정에서 만든 메모에 근거해 그 순서대로 글 쓰기

 

 

5. 검수

6. 설계과정 수정 및 재졸깁

7. 소비자 재검수

8. 완성

 

 

 

글에도 이러한 설계단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서야 처절하게 통감했다. 나의 상사가 30분만에 글을 쓸수있었던 것은 바로 이 훈련이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보고서를 쓰고자 할때 1번부터 간과했다.

소재는 있으나, 방향을 설정하지 못했다. 주장이 없었다. 

2. 방향이 없다보니 재료수집단계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 주워담고, 이 의견도 괜찮고,..... 이러다보니 재료는 많아지는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 

반면, 나의 상사는 방향을 먼저 정하고 직원들에게 이것이것에 대해 좀 조사해봐 라고 명확하게 지시를 한다. 그러면 그들은 팀에 되어 그 정보를 최대한 모은다. 그리고 상사는 그것을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 나와 시작부터 너무 다른 출발이다.

나는 자료를 모으면서 방향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산으로 간다. 우리가 글을 쓰려는 목적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내가 새로 발견한 그 사실에 집착해서 보고서를 쓰고자 한 것이다. 보고서가 팩트를 다루는 일이라지만, 분명 수요자의 취향에 맞추어야 한다. 그 취향을 맞추는 바닥 다지기가 재료 선정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의 방향도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보고서는 나를 위한 작품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최우선시 되었어야 했다. 이제서야 이걸 알다니. 이 주장은 글을 쓰는 내내 글을 관통해야 하며, 팩트로 기술해야 한다. 

 

그리고 개요를 통해 내가 찾아낸 키워드를 어디에 배치할지, 개략적인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글쓰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의 글쓰기들이 두서없이 그저 생각만을 나열했기에 지금까지는 그저 생각정리였다. 진짜 글쓰기는 방향을 정하고 개요를 작성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에세이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는 누구도 읽지 않을 그저 나의 생각만을 나열한 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짜 글쓰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물론 준비시간도, 부담감도 더 커질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르지 않으면 성장이 있겠는가.

2-3시간씩 글쓰기를 하자고 마음먹었지만, 1시간이면 끝나버리던 글쓰기였다. 이제는 글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때가 된것 같다. 매일매일 글을 쓰는 체력을 길렀다. 매일 2-3시간을 투자해보자. 하지만 매일 글쓰기는 멈추지 말자. 준비과정이 부담될때는 그냥 가볍게 내적글쓰기를 하는 것도 생각정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 처럼 말이다.

너무 대단한 글을 매일 쓰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따.